올 봄 최고의 화제는 ‘공무원연금개혁’이었다. 국회를 통과한 공무원 연금개혁안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우리 공적연금 개혁의 신호탄이다. 연금기금 문제뿐만 아니라, 합의문에 포함되었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에서 알 수 있듯이, 노후소득 보장의 충실성 제고 역시 현행 공적연금의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전자만 생각하면 보험료를 올리거나 연금액을 줄여야 하겠지만 후자 즉 공적연금이 노후생활을 위한 소득원이 되도록 하려면 연금급여의 축소는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이런 저런 주장이 있지만, 관건은 우리 사회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낼 수 있는 국민 즉 담세(擔稅)인구의 충분한 확보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청년들에게 ‘납세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적정한 고용을 제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 고용의 확보는 국민뿐만 아니라 현대 국가의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의무이다.

이번 호에는 4편의 <일반논문>과 그 밖의 글 2편 등 총 6편의 글을 싣는다. <일반논문> 중 2편은 새로이 도입된 성년후견제도에 관한 것이다.

홍남희의 “피성년후견인의 선거권 등 제한에 대한 법적 고찰”은 공직선거법 등 선거와 투표에 관한 법률이 금치산자(성년후견제도 도입으로 인해 개정하는 경우 피성년후견인)에게 선거권 혹은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은 것을 비판한다. 선거권 등의 제한은 본인의 잔존능력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성년후견제도 도입의 취지에 반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라고 주장한다.

노호창의 “현행 사회보장제도에서 외국인의 처우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은 오늘날 우리 사회보장법 체제 하에서 외국인에 대한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적용 여부와 정도에 대해 개관하고 상호주의 기조의 퇴색에 대해 적절히 지적하고 있다.

김은영의 “유럽인권재판소 결정례에 비추어 본 성년후견제 고찰”은 우리 성년후견제도의 개선방향을 모색한 글이다. 새로이 시행된 우리의 성년후견제도가 아직까지 기존의 행위무능력자제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진단하면서, 세계 인권보장에 가장 실효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알려진 유럽인권재판소 결정례와 그 법리를 통하여 우리 제도의 개선방향을 살펴보고 있다.

김도희의 “자녀와 비동거한 육아휴직급여 수급자의 실질적 양육 인정 여부 및 법제도적 개선과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자녀와 동거하지 않은 육아휴직급여 수급자에게도 실질적 양육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판례를 검토하고 관련 제도의 개선을 위한 입법론을 복지적 관점에서 제안하고 있다.

4편의 학술논문 외에 <서평>과 <참관기> 각 1편씩을 함께 싣는다. 신권철이 서평을 쓴「법률적 인간의 출현 - 법의 인류학적 기능에 관한 시론」(글항아리, 2015)은 프랑스의 대학자인 알랭 쉬피오의 ‘호모 주리디쿠스-법의 인류학적 기능에 관한 에세이’를 한국노동연구원의 박제성 박사가 번역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인 알랭 쉬피오는 인간과 법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인류를 결속시키는 수단으로서 법의 의미를 강조한다. 참관기는 차성안 판사가 쓴 “법원을 통한 사회적 기본권의 실현 - 독일 사회법원 실무수습과 독일 연방사회법원 방문강연 경험기”이다. 이 참관기는 독일 바이에른 주사회법원, 뮌헨 사회법원에서의 실무수습, 재판참관, 사회법원 판사 인터뷰와 연방사회법원 방문강연의 경험 등을 정리한 후, 독일에서 사회법원을 통한 사회보장 사건 처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황과 그것이 가능한 조건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이 난 지 한 해가 지났다. 아직도 여전히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많은 일들이 필요하겠지만, 위험을 예방하고 안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을 기억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우리 연구회도 이런 노력에 작으나마 힘을 보탤 것을 약속드린다.

2015년 5월
｢사회보장법연구｣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