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 보장의 정도는 보편성과 충실성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적용되는가에 관한 것이 보편성이라면, 충실성은 얼마나 유효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보장되는가에 관한 것이다.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려면 이 두 가지 모두 갖추어야 한다. 특히 위험이나 적으로부터의 방어를 뜻하는 ‘보장’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회보장의 권리는 그 본질로부터 ‘모든 이에게 충실하게’ 보장될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만약 이 두 가지가 충돌한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낮은 수준이라도 모든 이에게’의 주장과 ‘취약한 계층에게 충실하게’의 주장은 사회보장 제도의 설계에서 늘 경청하고 함께 해야 할 고민을 대변한다. 그러나 각 주장이 보편성이나 충실성 어느 하나도 갖추지 못한 허술한 제도의 논거나 변명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호에는 5편의 <일반논문>과 그 밖의 세 편의 글을 실었다. <일반논문>으로 5편의 학술 논문을 게재한다. 이번 호에 실리는 논문들은 각기 다른 주제와 방법론을 택한 글들이다.

김종수의 “제헌헌법 사회보장이념의 재발견과 계승 - ‘생활균등권’을 중심으로”는 제헌헌법의 사회보장이념을 “삼균주의에 기반한 생활균등권”으로 요약하면서, 이러한 제헌헌법의 사회보장이념을 재발견하여 계승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신권철의 “성년후견제도의 쟁점과 과제 - 답습과 극복”은 개정 민법에 따라 새로 시행된 성년후견제도가 가지는 문제점과 쟁점을 제시한 후, 향후의 과제로서 후견의 공공성 강화와 의사결정지원제도로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다.

정영훈의 “공적 의료보험의 보험료 부담의 형평을 둘러싼 일본의 논의에 관한 검토”는 일본의 공적 의료보험체계에서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문제가 어떻게 제기되어 논의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신수정의 “이탈리아의 사회보장제도”는 비교법적 고찰로서 이탈리아의 사회보장제도를 특히 그 이념과 특징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탈리아 사회보장제도를 개략적으로 파악하는데 유용한 글이다.

정희선의 “업무상의 재해로 사망한 일용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문제점”은 산업재해로 사망한 일용근로자의 유족에게 지급되는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산정상 문제점을 검토한 글로서, 특히 산정기준인 평균임금의 산정방식 및 통상근로계수의 문제점을 지적한 논문이다.

5편의 학술 논문 외에 2편의 <서평>과 1편의 <참관기>를 함께 싣는다. 첫 번째 서평은 이재숙의 “후견의 복지화: 신권철 저 - 성년후견제도와 사회복지제도의 연계(집문당, 2013)”이다. 올해 발간된 신권철 교수의 저서인 ｢성년후견제도와 사회복지제도의 연계｣에 대한 이재숙 변호사의 서평이다. 두 번째 서평은 노호창의 “이중화 시대의 복지담론의 쟁점과 과제: Patrick Emmenegger et al. 저 - 이중화의 시대(한국노동연구원, 2012)”이다. 작년에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출간한 번역서인 ｢이중화의 시대｣에 대해 노호창 박사가 서평을 썼다. 마지막 글은 최영의 “수박 겉핥기: 미국 장애관련기관 및 UN 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 참관기”이다. 최영 판사가 장애인법연구회의 회원으로 올 여름 열흘 동안(7월 12일부터 7월 21일까지) 미국을 방문한 경과와 소회를 쓴 글이다.

｢사회보장법연구｣ 제2권 제2호도 날짜에 맞추어 발행하게 되었다. 투고자를 비롯한 회원들의 애정과 노력 그리고 출판사 직원들의 헌신에 고마움을 표한다. 우리 연구회지의 가장 큰 밑바탕인 독자들의 한결같은 관심과 애정어린 충고를 기대한다.

2013년 12월
｢사회보장법연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