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판 출간 이후 1년 동안 노동법과 노동시장은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 노동규제의 강화를 통한 노동존중의 실현과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서로 상충되는 목표를 두고 노동계와 기업 그리고 정부 사이에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법원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앞으로 우리 노동 및 사회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판결들을 여럿 생산하였다. 그 중에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쟁점을 명확히 해소하거나 노동법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것도 있지만, 전체 법체계 안에서 노동법의 위치와 법률해석의 일관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것도 있었다.

외면상으로는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보이는 입법이나 정책이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여러 사실도 이 시기에 경험하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그렇고, 근로시간의 단축이 그렇다. 또한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한 노동정책도 경우에 따라서는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에게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고도의 산업사회에서 노동정책과 고용정책이 얼마나 복잡한 함수관계에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실증사례이다. 노동관계와 노동시장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 근로자의 보호와 경제 활력의 과제를 함께 도모해 가는 것이 노동법정책에서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이번에 출간하는 제8판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제7판을 업그레이드하였다(본서의 구성과 특징에 대한 설명은 제7판 머리말을 참고하라). 우선 내용의 면에서 이 기간 중 개정된 노동관계법 중 중요 사항을 반영하고, 노동관계법령의 해석과 노동법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판례들을 수록하였다. 특히 제8판에 반영된 노동관계법 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근로기준법이 2018년 3월 20일과 2019년 1월 15일 일부개정되었다. 전자는 이미 제7판 추록으로 반영한 바 있는 연장근로와 휴일에 관한 개정이고, 후자에서는 해고예고의 적용 제외 사유 개정,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규정 신설 등이 이루어졌다. 2018년 6월 12일 최저임금법 개정은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비교대상 임금의 범위에 관한 것이다. 산재보험법도 2018년 6월 12일과 2019년 1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되었는데, 용어의 변경과 함께 유족연금 수급자격자의 범위, 부정수급 및 산재보험급여의 소멸시효 변경,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에 관한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의 추가 등이 특히 중요하다. 산업안전보건법도 2018년 4월 17일과 2019년 1월 15일 개정되었다. 특히 후자는 전부개정으로 개정의 폭이 대단히 크다. 전부개정 법률의 시행이 2020년과 2021년이어서 본서는 주요 개정내용을 소개하되, 본문에서는 현행 법률의 틀을 유지하였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면 본문의 내용도 변경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고용보험법과 보험료징수법도 2019년 1월 15일 개정되었다. 피보험자의 자격 및 구직급여와 육아휴직급여의 요건이 일부 변경되었다.

제8판에서는 형식의 면에서도 일부 개선하였다. [관련판례]와 [참고]에 장(章) 별로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이를 본문 차례에 이어 목차로 제시하였다. [관련판례]는 노동법의 구성에 따라 주제별로 중요 판례를 소개하면서 필요한 곳에는 해설도 부기하였는데, 특히 독자들이 중요 쟁점에 대해 본서의 내용과 판례의 입장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참고]는 법령 중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하거나 본문에서 다루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쟁점이나 주제를 보충 설명하는데 활용하였다.

제8판의 출간에도 여러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먼저 최홍기 박사(고려대 법학연구원)와 추장철 석사(고려대 법학연구원) 그리고 이수정 석사(고려대 법학연구원)가 교정과 사항색인의 작성에 도움을 주었다. 이 분들의 수고에 감사한다. 그리고 신조사의 송일근 주간과 이종은 부장은 늘 변함없이 복잡한 교정 작업과 함께 편집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하여 노력해주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도 「노동법강의」가 많은 독자들에게 노동법 세계의 이해와 이론적·실무적 능력을 쌓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저자들은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2019년 2월
김형배, 박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