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는 경제법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6개 법률과 시행령에 매년 많은 분량의 개정이 있었다. 이례적으로 지난 1년 동안에는 상대적으로 법령의 개정이 적었다. 독점규제법 판례로는 두 개의 대법원 판결을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의 독점규제법 제19조 부당한 공동행위의 서술에서는 합의추정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2007년 법개정에서 동법 제19조 제5항의 합의추정에 엄격한 요건을 추가하여 그 규정이 정비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합의의 증거가 확실하지 않은 사건에 대하여까지 제5항보다 제1항으로 의율하는 변화를 보여 왔다.

  금년에 부당한 공동행위의 요건인 합의의 증명에 관하여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9개 소주회사 부당한 공동행위 사건 판결(대판 2014.2.13, 2011두16049)은 묵시적 합의에 대한 증명책임과 증명의 정도를 정면으로 다룬 것으로 의미가 크다. 2007년에 제19조 제5항의 합의추정규정이 현재와 같이 개정되기 전에는 합의가 추정되고 피심인(원고)측에서 추정복멸사유를 증명하여야 하는 구조였다. 같은 주류회사 사건이면서 국세청의 가격개입이 있었던 맥주회사 3사 사건의 2003년 대법원 판결에서는 국세청의 행정지도가 합의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다고 판결하였다. 반면에 금년의 소주회사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5항의 추정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제1항을 적용하면서 묵시적 합의를 인정했던 사건이다. 소주회사 공동행위 사건의 대법원 판결에서는 국세청이 출고가격을 실질적으로 통제·관리하고 있는 소주시장의 특성을 전제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장단 모임에서의 가격인상 논의, 참가사업자간의 인상률과 인상시기 유사성만으로는 합의를 추단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정도의 증거만으로는 묵시적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7년 제19조 제5항의 정비 후 다소간의 증거만 있으면 제1항에 따라 의율해오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사건처리방식이 이번 소주회사 사건 대법원 판결로 인하여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제2판에 추가된 대법원 판결 중에서 리니언시와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의 감면불인정 통지가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한 것도 주목하여야 할 판결이다. 이번 개정판에서 특히 비중을 두어 서술한 부분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인가제도를 다시 조명하여 본 것과 과징금의 산정기준이 되는 ‘관련매출액’이라는 용어의 ‘관련’이라는 표현이 자칫 그 범위를 과도하게 확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사례연습편에서는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분야의 사례를 위주로 9문제를 추가하였고 논점이 상당부분 겹치는 문제들은 논점만을 지적하는 식으로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이번에 제2판을 발간함에 있어서 이번 가을학기에 교수로서 새 출발을 하게 된 남윤경 변호사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었다. 특히 사례연습 부분의 문제선정과 샘플답안 작성에 큰 기여를 하여주었다. 학자로서의 큰 발전을 소망하고 기대한다. 매년 개정판이 출간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는 이명재 사장님과 이 책이 깔끔하게 편집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송일근 주간님, 진행을 지원해주신 이종은 부장님께 감사드린다.

2014년 8월
양  명  조